Dec 14, 2020

 

감시 보고 No. 27 2020 11 30

NPO 법인 피스데포 <비핵화 합의 이행 감시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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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일 수 없는 정부를 시민의 힘으로 움직여 우선 한국전쟁을 끝내자

 

 종전 선언이야말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 체제의 문을 열 것입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올해 유엔 총회 일반 연설[1]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국전쟁의 종결을 선언함으로써 한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화해와 번영의 시대’를 향해 한걸음 내디딜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했다.

 

 한국과 북한은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의 패전에 의해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해방된 지도 잠시, 대국들의 의도에 따라 두 나라로 분단되어 머지 않아 벌어진 한국전쟁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끝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정권 교체로 대북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한국전쟁의 종전 선언이 문을 연다’고 하는 이 지극히 단순한 이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심할 여지 없이 북한은 미국의 침략에 대한 억제력으로서 핵무기를 개발했다. 그리고 김성 북한 유엔대사가 올해 유엔 총회 일반 연설[2]에서 말한 것처럼 북한은 자국에 대한 미국의 위협이 여전히 계속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공공연히 행해지는 온갖 종류의 적대 행위와 더불어 북한에 대한 핵 위협은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최첨단 군사 무기가 한반도에 계속 도입되고 온갖 종류의 핵 공격 수단이 다름 아닌 북한을 향하고 있다는 것은 현재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김성은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북한에 대한적대 행위’ 또는핵 위협’이 미국에 의한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다. 한미동맹에 의해 한국이 선택한 군사력 강화에 대해서도 북한은 미국을 원흉으로 보고 있다.  

 

 또한, 2018년 이후에 북한의 핵 정책은 핵무기에 의한 전쟁 억제력이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주력하기 위한 전제 조건을 만든다는 생각을 분명히 밝혀왔다[3]. 김성의 연설은 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평화는 한쪽의 바람만으로는 절대 찾아오지 않으며 다른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힘에 기반한 횡포가 만연하는 현 세계에서 진정한 평화는 전쟁을 막을 절대적인 힘을 보유하고 있을 때만 지킬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갑 끈을 조임으로써 자위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쟁 억제력을 획득했습니다. 그래서 한반도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전은 이제는 확실히 지켜지고 있습니다.

 의장,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보장을 바탕으로 북한은 안심하고 모든 노력을 경제 건설에 쏟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위와 경제 발전을 위한 전쟁 억제력으로서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는 북한이지만, 당연한 그 귀결로서 미국의 위협이 없어지는 것을 조건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용의가 있음을 북한 정부는 지금까지 반복해서 표명해 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8 3월에 한국 정부 특사단에군사적인 위협이 해소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바 있으며, 같은 해 6월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약속했던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북한의 안전보장’에 대한 확약 및새로운 북미 관계 구축,’ ‘평화체제 구축’ 등과 함께 합의했다[4].

 

 따라서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위협이나 적대시 정책의 철회가 불가결한 조건이 된다.

 

 ‘한국전쟁 종전 선언’의 의미는 여기에 있다. 미국의 위협이나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위해서 북미 간에 70년 동안 지속된 전쟁 상태를 우선 끝내자는 것은 누가 생각해도 첫걸음이 되는 게 이치다. 전쟁이 완전히 종결되지 않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에 대한 억제력으로서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핵무기를 포기하는 등의 일은 일어날 리가 없다. “종전 선언이야말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 체제의 문을 연다.”라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정론을 말하고 있다.

 

 한국전쟁의 당사국은 미국만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전쟁 종전 선언의 현실은 전적으로 미국 정부의 의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전쟁은 1953년에 미국, 북한, 중국 간에 휴전 협정이 성립된 이래 정전 상태가 이어지고 있으나 그간 미국과 한국은 중국과의 국교를 수립하고 정상화했다. 또한 한국과 북한은 2018 4월에 판문점 선언을 하고 2018년 중 종전 선언을 하는 것에 합의했다. (실현되지 않았다.) 그리고 같은 해 9월에 남북정상회담에서 평양 선언의 부속 문서인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하고 육해공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는 것 등에 합의하고 있어서[5] 양국 간에 종전 선언이 사실상 행해지고 있다. 남은 것은 미국과 북한의 관계인데, 북한이 한국전쟁의 종결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지금까지 여러 차례 제안하고 있는 것에 비해 미국 정부는 이를 거부해 왔다.

 

 미국이 종전 선언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한국, 일본, 중국과 관련 있는 미국의 안보 정책뿐만 아니라 미국의 세계 전략과 관련된 제반 요소가 얽혀 있다. 게다가 한국과 일본이라는 미국의 동맹국들의 사정도 관련이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미국과의 동맹 관계의 방식에 대해 분열된 여론이 약 10년에 걸쳐 계속되고 있다. 그로 인해 한국과 일본이 미국 정부에 이 문제에 대한 정책 선택을 요구하는 힘을 약화시키고 있다.

 

 미국 정부로서는 세계 각지에 존재하는 다른 미군 해외 기지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군사적 및 경제적 패권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주한미군 및 주일미군의 축소와 철퇴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종전 선언에 응하고 싶지 않은 게 본심일 것이다. 한국전쟁이 종결되면 유엔군사령부의 임무가 끝나 주한 미군의 위상에 대해서도 새로운 논의가 시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미국이 군사와 경제 양면에서 대두하는 중국을 포위하고 속박하려 하는 현 상황에서는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력 저하로 이어지는 일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더욱이 동아시아에 불씨를 남겨놓음으로써 이익을 얻고 있는 군수 산업과 정치가의 존재도 있다. 또는 비핵화에 앞서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 선언 등에 응할 때안이한 양보’라든가저자세’라고 해석할 여론도 있을 것이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의 종결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던 트럼프에 대해서 언론은역사적 성과’의연출’을 노리고 있다든지[6] ‘중간 선거’를 위한실적’ 쌓기라는[7] 등의 비판적인 보도를 반복했다. 트럼프는 결국 종전 선언을 하는 일 없이 백악관을 떠나게 될 것 같다.

 

 또한, 한국과 일본에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미군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열의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한국전쟁 종전 선언’을 미국에 강하게 요청하는 데는 한미동맹의 바람직한 모습에 관해 명확히 해야 할 많은 국내 과제가 있다. 이미 구매를 결정한 미제 신예 무기의 구매, 북한의 미사일을 구실 삼아 설치한 미사일 방어 사드(THAAD) 부대와 장비의 처우, 북한의 위협을 이유로 급증한 국방비 삭감에 대한 합의 형성 등 과제는 많다.

 

 일본 정부 역시 북한의 위협을 구실 삼아 군비 증강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일본에도 유엔군사령부의 후방 사령부가 존재하고 있으며 미군 이외의 외국군의 방문 및 자위대와의 공동훈련을 용이하게 하는 기존 구조 중 하나다.

 

 그러나 미 국내와 관련국의 사정이 어떠하든 간에 한국전쟁의 종결을 거부하는 정당한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의 패권과 기득권의 이익을 위해서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동조자들을 위해 이유 없는 전쟁 상태를 지속하겠다는 억지는 용납될 수 없다.

 

 정부가 정당한 이치를 실행하지 못할 때, 장해를 극복하고 실행하도록 독려하는 힘은 시민 사회에서 나오는 수 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호소에 응하여 한국전쟁의 종결을 결단하도록 미국 정부, 그리고 필요하다면 다른 관련국 정부에도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시민 사회의 목소리가 미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핵무기 폐기나 지구온난화 대책을 촉구하는 운동과 같이 전 세계 규모의 강력한 운동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에서는 350개 이상의 시민단체 등이한반도 평화 선언’을 발표[8]하고 서명을 모으는한국전쟁을 끝내는 전 세계 1억 명 서명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를 진심으로 지지하고 싶다. 이 운동은 다음의 네 가지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한국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합시다.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를 만듭시다.

 제재와 압박이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해결합시다.

 군비 경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시민 안전과 환경을 위해 투자합시다.

이러한 운동을 더욱더 확산시켜 국제적인 여론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마에카와 하지메)   

 

 

1 문재인 대통령 유엔 총회 일반 연설 

https://estatements.unmeetings.org/estatements/10.0010/20200922/cVOfMr0rKnhR/vstE46z3tXBY_en.pdf

2 김성 대사 유엔 총회 일반 연설

https://estatements.unmeetings.org/estatements/10.0010/20200929/azzQgcBAMYqv/WaUGJrE2AJvT_en.pdf

3 예를 들어김정은 위원장 신년사(Kim Jong Un Makes New Year Address, <조선중앙통신> 영문판, 2018 1 1)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총회에서의 김정은의 보고(Report on 5th Plenary Meeting of 7th C.C., WPK, 동일, 2020 1 1) . http://www.kcna.co.jp/index-e.htm에서 일자로 검색.

4 싱가포르 북미 정상 공동성명(2018 6 12).

https://www.whitehouse.gov/briefings-statements/joint-statement-president-donald-j-trump-united-states-america-chairman-kim-jong-un-democratic-peoples-republic-korea-singapore-summit/

5 ‘군사 분야 합의서국문 문서

https://dialogue.unikorea.go.kr/ukd/ba/usrtaltotal/View.do?id=689

6 ‘한국전쟁 종결 발을 들이는 트럼프, 북미회담에서서명 가능한’ ‘역사적연출 노려’, <아사히신문>, 2018 6 9.

7 ‘북미 정상 역사적 회담. , 중간 선거 실적’. , ‘완성된 뒷받침’, <아사히신문>, 2018 6 8.

8 ‘한국전쟁을 끝내는 세계 1 서명 운동웹사이트 https://endthekoreanwar.net

 

Oct 19, 2020

감시 보고 No.26

  감시 보고 No. 26 2020 10 5 

§일본은 독자 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북한 적대시 정책의 전환을 도모하라

들어가며 

 2020년 9월 16일, 여러 해에 걸쳐 북한 적대시 정책을 지속해온 아베 신조 정권이 막을 내리고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 발족했다. 새로운 정권의 발족은 언제나 정책 전환의 기회다.


 아베 정권이 취해온 ‘제재를 염두에 둔 북한 적대시 정책’은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납치, 핵, 미사일에 관한 교섭은 계속되겠지만, 명백한 적대시 정책을 지속하는 자세로는 결실 있는 교섭의 계기를 마련할 수 없다. 대화 재개의 계기로서 일본은 북한에 가해 온 독자적인 경제 제재의 단계적 해제를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독자 제재의 일부 해제가 적대시 정책 전환의 신호가 되어 대화의 길을 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일본의 대북 독자 제재 추이를 정리하고 제재 해제의 가능성에 관해 고찰했다.  

     

일본의 독자 제재의 종류와 구조

 일본의 독자 제재 실시 움직임은 2002년 9월에 열린 북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일본인 납치를 최초로 인정하고 사죄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 후, 일부 납치 피해자 가족은 일본에 귀국했지만 생존 가능성이 있는 납치 피해자 조사에 대해 북한이 소극적이라는 등 일본 여론의 반발이 고조되었고,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제 제재에 의한 대북 압력을 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견이 일본 정부 내에서 강해졌다[주1]. 


 그러나 당시 일본의 법제 하에서 정부가 경제 제재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유엔안보리 등의 결의가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 중에 2002년 12월, 스가 요시히데, 고노 다로 등 6명의 의원이 ‘대북 외교 카드를 생각하는 모임’을 결성했다. 오직 납치 문제에 대한 외교 카드로서 독자 제재를 생각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이 모임이 중심이 되어 일본이 독자적으로 경제 제재를 발동할 수 있도록 의원 입법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04년 2월에 ‘외환 및 대외무역법’ (외환법)이 개정되어 ‘특정 선박의 입항 금지에 관한 특별조치법’ (입항 금지법)이 제정되었다. 이 두 개의 법률은 경제 제재 관련법이라고도 불리고 있다[주2]. 그 후, ‘유엔안보리 결의 1874호 등을 토대로 우리 나라가 실시하는 화물 검사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화물 검사법)이 제정(2010년)되어 경제 제재 관련법을 보완했다. 


 이러한 법제를 근거로 발동된 제재는 아래에서 기술하는 바와 같이 사람, 물건, 돈, 선박의 네 가지 흐름을 제한 및 차단함으로써 실시되고 있다[주3]. 


(1) 인적 교류(사람) 규제

 인적 교류 규제는 ‘출입국관리 및 난민 인정법’ (입관법)에 따라 실시되고 있다. 이 법은 제3조에서 입국심사관으로부터 상륙 허가를 받지 않은 자의 입국을 금지하고, 제5조에서 상륙 허가 거부 사유를 열거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예를 들어 ‘우리 나라의 이익 또는 공안을 해할 우려가 있는 이유로 상륙을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자’에 대해 입국을 거부하는 게 가능하다.  


(2) 무역(물건) 규제

 무역 규제는 외환법을 법적 근거로 하여 실시되고 있다. 2004년에 이 법 제10조가 개정되어 일본의 평화와 안전 유지를 위해 필요할 때는 각의 결정에 의해 제제 조치를 발동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법을 근거로 수출(제48조) 및 수입(제52조)을 규제하는 게 가능하다. 


(3) 금융(돈) 규제

 금융 규제도 무역과 마찬가지로 외환법을 바탕으로 실시되고 있다. 이 법을 근거로 국경을 넘은 송금(제16조), 지폐, 수표, 증권 등 지급 수단의 수출입(제19조), 자산 동결 및 투자 제한 등의 자본 거래(제21조), 대외 직접 투자(제23조), 수출입 결제를 위한 금전 대차 등의 특정 자본 거래(제24조), 금융에 관한 서비스 거래(제25조) 등을 규제하는 게 가능하다. 


(4) 수송(배) 규제

 수송 수단 규제는 항공기와 해운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항공기에 대한 규제는 항공법에 따라, 해운에 대한 규제는 입항 금지법과 화물 검사법에 따라 실시되고 있다. 입항 금지법은 일본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식될 때는 각의 결정에 의해 특정 외국 선적의 선박 등에 대해 일본 내 항구에 대한 입항을 금지하는 게 가능한 법이다. 화물 검사법은 북한이 실시한 두 차례의 핵실험(2009년 5월 25일)에 대응하여 채택된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실시하기 위한 특별조치법이다. 


 이처럼 일본의 제재는 입관법, 외환법, 항공법, 입항 금지법, 화물 검사법을 근거로 하여 사람, 물건, 돈, 배의 흐름을 제한 및 차단하는 것에 의해 실시되고 있다. 

     

일본의 대북제재의 특이성

 이미 말한 것처럼, 일본 정부는 북한에 대한 독자 제재를 염두에 두고 2004년에 경제 제재 관련법을 성립시켰다. 그러한 배경에서 일본의 대북 독자 제재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제재를 부과할 때 납치 문제를 언급한다는 점이다. 일본의 독자 제재는 2006년 7월에 시작했는데, 맨 처음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납치, 핵, 미사일’을 언급해 오고 있다. 원래 제재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라는 안전보장상의 행위에 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무관하다고 할 수 있는 납치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둘째, 일본의 독자 제재는 제재의 이유가 되는 개별 행위에 대한 대응 측면보다도 북한이라고 하는 국가 또는 국가 체제에 대한 강한 반발, 혹은 적대를 표현하는 형태로서의 측면이 강하다. 유엔안보리에 의한 제재는 핵미사일 계획과 관련된 활동과 그것을 추진하는 북한 지도부를 대상으로 좁혀 시작됐으며, 2016년까지는 북한 일반 인민들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을 기해 발동되었다. 그러나 일본의 제재는 이른 시기부터 북한 일반 인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무역 규제에 돌입했다. 이렇게 몰인정한 일본의 자세는 유엔안보리의 자세와는 이질적인 것으로서 북한 적대시 정책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본의 북한 제재의 추이 

(1)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한 제재(2006년 7월~2014년 7월)

 일본 정부에 의한 최초의 독자 제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에서 실시됐다. 2006년 7월 5일, 북한이 일곱 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날에 일본 정부는 독자적으로 북한에 대한 수송 규제 조치(만경봉92호의 입항 금지, 북한발 항공 전세편의 일본 노선 금지) 및 인적 교류 규제 조치(북한 당국 직원의 입국 원칙 금지, 북한 국적 선박 승무원의 상륙 원칙 금지, 재일조선인 당국 직원이 북한에 도항했을 경우 재입국 원칙 금지, 일본 국가 공무원의 북한 도항 원칙 금지, 일본인에 대한 북한으로의 도항 자제 요청)를 발동했다[주4]. 한편, 유엔 안보리는 그로부터 10일 후(7월 15일)에 제재 조치(안보리 결의 1695호)를 채택했다. 그 내용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의 개발에 관여한 북한의 15개 단체 및 개인 1명의 자산을 동결한다는 내용이었다[주5]. 이는 대상을 좁힌 한정적인 제재라고 말할 수 있다.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첫 핵실험을 실시했다. 10월 11일, 이에 대응해 당시 제1기 아베 정권은 “우리 나라의 안전보장에 대한 위협이 배가”됐으며 “납치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이 어떠한 성의 있는 대응도 보이지 않는다”는 등을 이유로 북한에 대해 강경한 조처를 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수송 규제(입항 금지 대상을 북한 국적의 모든 선박으로 확대), 인적 교류 규제(입국 원칙 금지 대상을 모든 북한 국적자로 확대), 무역 규제(북한으로부터 수입을 인도적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전면 금지)를 각기 강화했다(10월 13일 각의 결정). 단, 수출에 관해서는 10월 14일에 채택된 안보리 결의의 실시에 그쳤다[주6].


 이 시점에서 일본 정부는 갑자기 북한 인민의 생활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모든 선박의 입항 금지 및 수입 전면 금지라고 하는 가차없는 조치를 취했다. 

  

 한편, 10월 14일에 성립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는 무기와 대량살상무기 등의 관련 물자 및 사치품의 대북 수출을 금지하는 것뿐이었다[주7]. 이 시점의 유엔 제재는 북한 지도부와 핵미사일 개발에 연관됐다고 여겨지는 개인 및 조직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북한 인민에게 다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무역 규제는 회피했다. 이러한 유엔 제재의 경향은 2016년 1월 6일에 북한이 네 번째 핵실험을 하기 전까지 계속됐다. 일본 정부는 그보다 약 10년 전부터 북한 인민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입 전면 금지 조치를 취해왔던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몰인정한 자세는 그 후에도 이어졌다. 2009년 4월 10일, 아소 다로 정권은 북한이 4월 5일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응해 금융 규제를 강화(일본으로부터 북한에 자유롭게 지참할 수 있는 자금의 상한선을 100만 엔에서 30만 엔으로, 북한에 주소를 가진 사람에 대하여 허가 없이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3000만 엔에서 1000만 엔으로 인하)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 당시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새로운 제재 결의를 채택하지 않았으며 북한 제재 위원회가 세 단체를 새롭게 자산 동결 대상으로 추가했을 뿐이다[주8]. 

     

 2009년 5월 25일, 북한은 두 번째 핵실험을 실시했다. 그에 대해서 유엔 안보리는 6월 12일에 결의 1874호를 채택하고 회원국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에 관한 프로그램 및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자산의 이동 방지, 그리고 그러한 활동에 관련된 전문 교육 및 훈련 방지를 의무화했다. 그 시점에서도 유엔 제재는 핵미사일 개발에 관련된 활동의 규제를 목적으로 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6월 16일, 아소 정권하의 일본은 추가 제재를 발표하고 대북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것에 더해 제재 대상을 외국인으로까지 확대했다. (북한 제재를 위반한 외국인 선원의 일본 입국을 금지하고, 제재 조치를 위반한 재일외국인이 북한에 도항했을 경우의 일본 재입국을 불허했다) [주9].


 일본은 2009년 6월의 시점에서 핵미사일 개발과는 직접적으로 무관한, 생필품이 포함된 대북 수출입 전면 금지라고 하는 유엔 제재를 대폭 뛰어넘는 조처를 한 것이다.  


 그 후에도 일본의 독자 제재는 계속되었고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북한은 부정함) 한국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건(2010년 3월 26일) [주10] 및 북한에 의한 세 번째 핵실험(2013년 2월 12일)에 대응해 일본은 북한에 대해 유엔 제재를 뛰어넘는 독자 제재를 추가했다[주11].

     

(2) 북일 스톡홀름 합의와 제재 완화(2014년 7월~2016년 2월)

 2011년 12월, 북한에서는 지도자가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교체되고 2012년 12월, 일본에서는 제2기 아베 내각이 탄생했다.


 그러한 가운데 2014년 5월 29일, 일본과 북한은 납치 문제를 다루기 위해 스톡홀름에서 회의를 열었다. 그 회의에서 북한은 납치 피해자와 행방불명자에 대한 조사를 약속하고, 조사를 개시할 시점에서 일본 측이 독자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것에 합의했다[주12]. 이 합의를 기초로 7월 4일에 일본은 독자 제재를 완화했다.


 이때 일본이 해제했던 제재는 북한 경제에 크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재일조선인과의 관계에서는 적잖은 의미가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인적 교류 규제 완화(북한 국적자의 입국 원칙 금지 해제, 일본 주재 북한 당국 직원이 북한에 도항할 경우에 재입국 원칙 금지 조치의 해제, 일본인에 대한 북한으로의 도항 자제 요청 조치 등의 해제), 금융 규제 완화(일본에서 북한으로 자유롭게 지참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10만 엔에서 100만 엔으로, 북한에 주소를 가진 사람에 대하여 허가 없이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300만 엔에서 3000만 엔으로 인상), 수송 규제 완화(인도적 목적의 경우에는 북한 선박의 일본 입항 허가)를 시행했다[주13]. 그러나 북한과의 수출입 전면 금지 및 북한 선박의 전면 입항 금지(인도적 목적의 경우를 제외)는 여전히 유지되었다.   


 스톡홀름 합의에 따른 제재 완화는, 일본의 독자 제재가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서 부과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납치 문제와 관련해서 완화가 이루어졌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전술한 바와 같이 대북 제재는 국가 체제에 대한 적대의 표현이며 핵미사일과 납치 문제 사이에 경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3) 제재의 재강화(2016년 2월~현재) 

 스톡홀름 합의에 의한 납치 문제의 해결에 진전이 없는 채로 약 1년 반이 지난 2016년 1월 6일, 북한은 네 번째 핵실험을 실시하고 2월 7일에는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그에 대해서 아베 정권하의 일본은 2월 10일에 “우리 나라는 납치, 핵, 미사일이라는 제반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유효한 수단이 무엇일까 하는 관점에서 진지하게 검토해온 결과, 다음과 같은 독자 조치를 실시한다”고 표명하고[주14] 유엔 안보리에 의한 제재 결의 2270호 채택(3월 2일)을 기다리지 않고 북한에 제재를 가했다. 


 그 내용은 대강 스톡홀름 합의에서 완화했던 것을 되돌린 것인데, 그에 더해 북한으로 도항하는 경우의 재입국 불허가 대상에 일본에 주재하는 외국인 핵미사일 기술자를 추가하고 입항 금지 대상을 북한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으로 확대했으며 자산 동결 대상으로 1개 단체와 개인 10명을 추가했다[주15].


 한편, 유엔 안보리도 이 시기를 경계로 제재의 내용을 크게 확대하기 시작했다. 안보리 결의 2270호(2016년)에는 북한 지도부와 군사 활동을 주요 대상으로 한 제재(법률을 위반한 북한 외교관의 국외 추방, 모든 무기와 관련 물자의 대북 수출 금지, 항공 연료의 원칙 수출 금지)를 추가하고, 북한 경제에 타격을 가하는 것을 의도한 제재(금, 티타늄 광석, 바나듐 광석, 희토류 원소의 북한으로부터의 수입 금지, 석탄, 철, 철광석 수입 규제, 북한을 드나드는 모든 화물 검사, 기타 금융 규제)가 포함되었다[주16].


 유엔이 일반 인민에 다대한 악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이런 종류의 제재를 북한에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편, 일본은 이미 말한 바와 같이 2006년부터 이런 종류의 제재를 개시하여 2009년에 북한과의 무역을 전면 금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는 무역 면에서 더 이상 제재를 강화할 여지가 남아있지 않았다.  


 2016년 9월 9일, 북한은 다섯 번째 핵실험을 실시했다. 그에 대응해 11월 30일, 유엔 안보리는 결의 2321호(2016년)를 채택하고 주로 북한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제재(동, 니켈, 아연, 은의 북한으로부터의 수입 금지, 북한산 석탄의 수출 상한 설정, 북한 선박의 등록 말소, 북한 외교 사절의 금융기관 계좌 제한 등)를 결의했다. 그에 대해서 일본은 무역 면에서 제재 강화 여지가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외의 수단으로 추가적인 독자 제재를 발동했다(12월 2일). 구체적으로는 인적 교류 규제(북한으로 도항하는 경우의 재입국 불허가 대상자 확대), 수송 규제(북한에 기항했던 모든 선박의 입항 금지), 금융 규제(자산 동결 대상으로 6개 단체 및 개인 9명 추가)를 각기 강화했다. 이것들은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내용을 넘어선 제재다. 


 2017년 9월 3일에 북한이 여섯 번째 핵실험을 실시하고 11월 29일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을 때, 사상 최강의 제재로 불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2017년)가 채택됐다. 이때 일본이 해낸 것은 자산 동결과 입항 금지 선박 대상을 확대하는 것 정도였다. 일본의 대북 독자 제재는 2017년 12월 15일에 자산 동결 대상을 북한에 본사를 둔 19개 단체로 확대한 게 마지막이었다[주17].


일본의 독자 제재의 대표적인 예

 위에서 말한 것처럼 현재 일본이 북한에 부과하고 있는 유엔 제재를 초월한 독자 제재의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재일조선인이며 북한 당국 직원으로 간주되는 자 등은 도항하게 되면 재입국할 수 없다. 또한, 북한 국민은 원칙적으로 일본에 입국할 수 없다.

유엔이 수입 제재 대상으로 삼지 않은 북한 특산품인 표고버섯, 전자 부품, 전력용 케이블과 같은 품목 등 인도적 목적 이외의 모든 물품의 수입이 금지되어 있다.

유엔이 수출 제재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은 북한의 주민 활동에 필요한 일반용 트럭, 버스, 냉장고, 냉동실과 같은 품목 등 인도적 목적 이외의 모든 물품의 수출이 금지되어 있다.

북한으로의 도항이 허가되더라도 10만 엔 이상의 금액을 자유롭게 지참할 수 없다.

재일조선인이 북한에 사는 친족이나 친구에게 송금하는 등 유엔 제재와 무관한 송금도 모두 금지되어 있다.

유엔은 59척의 선박을 특정해서 입항 금지하고 있으나 일본은 인도적 목적을 포함한 모든 북한 국적 선박뿐만 아니라 북한에 기항했던 모든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고 있다. 

 이 제재들은 북한의 경제와 재일조선인의 생활에 다대한 악영향을 낳고 있다. 이들을 해제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불이행에 해당하지 않으며 일본의 독자적 판단에 의해 해제할 수 있다. 


적대시 정책으로부터의 전환을 보여줄 첫걸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일본은 유엔 제재에 앞서 북한에 가차 없는 독자 제재를 계속 부과해 왔다. 핵, 미사일, 납치, 그 어느 것에 관해서도 제재가 효과를 낳고 있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다행히 2018년에 남북과 북미가 대화를 시작했다. 현재는 정체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화의 창은 닫히지 않았다. 북한은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싱가포르 합의의 상호적, 단계적인 이행의 길을 구축해 상호 신뢰를 회복하자고 미국에 호소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또한 제재 적대시 정책을 재검토하고 대화와 교류에 의한 신뢰 양성의 접근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자연재해와 COVID-19에 의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취지에서 독자 제재 해제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적, 물적 교류를 재개하는 것이 모든 일의 전제가 되는 첫걸음이자 적대시 정책으로부터의 전환을 북한에 보여주는 최초의 신호가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일본 정부가 2014년 7월 4일에 한 번 해제했던 독자 제재 조치를 다시 자발적으로 해제하는 것도 하나의 안일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안보리 결의에 저촉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한 번 경험했던 해제 조치이기 때문에 이점도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연합에도 사전 설명을 한 다음, 이러한 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정권 교체는 반드시 정책 전환에 있어 활용할 기회가 될 것이다. (와타나베 요스케, 우메바야시 히로미치)     


주1 고영기 ‘검증: 일본인 납치 문제를 돌아보다’ (2014년 7월 15일)

https://news.yahoo.co.jp/byline/kohyoungki/20140725-00037690/ 

주2 재단법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 ‘최근의 경제 제재 조치’ (2019년 4월 19일 갱신)

https://www.cistec.or.jp/export/keizaiseisai/saikin_keizaiseisai/index.html#1_kokusaikyouchou 

및 미즈노 겐이치 ‘신판: 북한 경제 제재 법안이란 무엇인가(외환법 편)’ (2003년 6월 14일), ‘겐이치 블로그’ 

https://mizunokenichi.com/新版・北朝鮮経済制裁法案とは何か-(外為法篇)/ 

주3 이 분류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의 논의를 참조함. 야마다 다쿠헤 ‘일본에 의한 대북 독자 제재–일본의 국제 의무에 적합한가–’ <류코쿠법학> 제51권 제3호 (2019년 2월), 1541~1626쪽. https://irdb.nii.ac.jp/01036/0003986931 

주4 중의원 조사국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 등에 관한 특별조사실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 등에 관한 참고자료집> 2020년, 198쪽. 

주5 동 특별조사실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 등에 관한 기초 자료’ 2018년, 94쪽.

주6 주4와 동일, 203쪽.

주7 주5와 동일, 93쪽, 100쪽.

주8 주4와 동일, 213쪽.

주9 주5와 동일, 94쪽, 101쪽.

주10 2010년 5월 28일, 일본은 독자 제재의 하나로서 북한에 자유롭게 지참할 수 있는 자금의 상한선을 30만 엔에서 10만 엔으로, 북한에 주소를 가진 사람에 대하여 허가 없이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1000만 엔에서 300만 엔으로 인하했다. 천안함 사건에 관해서 유엔 안보리는 제재 결의를 채택하지 않았다. 참조: 주4와 동일, 218쪽.

주11 2013년 2월 12일, 일본은 독자 제재의 하나로서 북한으로 도항했을 경우의 재입국 불허가 대상을 일본에 주재하는 북한 당국 직원의 활동을 보좌하는 사람에게까지 확대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3월 7일에 결의 2094호를 채택하고 추가 제재로서 자산 동결 대상에 2개 단체 및 개인 3명을 추가했다. 그 후, 일본은 독자적으로 자산 동결 대상을 확대하고 유엔 제재를 뛰어넘어 10개 단체 및 개인 6명의 자산을 동결했다. (4월 5일 및 8월 30일). 참조: 주5와 동일, 94쪽, 101~102쪽.

주12 외무성 ‘일조정부간협의(개요) 합의 사항’ 

https://www.mofa.go.jp/mofaj/files/000044432.pdf 

주13 주4와 동일, 228쪽.

주14 주4와 동일, 231쪽.

주15 주4와 동일, 231~233쪽.

주16 주5와 동일, 93~99쪽.

주17 주5와 동일, 92~92쪽, 102쪽 및 같은 책 2020년판 108~109쪽.


Sep 30, 2020

감시 보고 No.25

 감시 보고 No. 25 2020 9 8 

§일본 정부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치우칠 게 아니라, 시민사회가 축적해 온 동북아비핵무기지대에 대한 지지를 활용해야 할 때다

  2020년 6월 24일,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야마구치 및 아키타 두 현에 지상 배치형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를 배치하려던 계획을 단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서 이지스 어쇼어를 대체할 방책으로서 ‘적 기지 공격 능력의 보유를 추구하자는’ 논의가 자민당 내에서 일어나고 있다. 

 8월 4일, 자민당 정무 조사회는 ‘국민을 지키기 위한 억제력 향상에 관한 제언’ [주1]을 정리해 아베 총리에게 제출했다. 이 제언은 탄도미사일에 의한 공격 방지를 위해 ‘상대 영역 내에서도 탄도미사일 등을 저지할 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포함해 억제력을 향상하기 위한 새로운 대처가 필요하다’고 함으로써 ‘적 기지 공격 능력’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을 뿐 적 기지 공격을 포함한 능력의 보유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단, 이 논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7년 3월, 자민당 정무 조사회는 ‘탄도미사일방어의 신속하고 근본적인 강화에 관한 제언’ [주2]에서 ‘북한의 위협이 새로운 단계에 돌입한 지금......순항미사일을 비롯해 일본이 ‘적 기지 반격 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정부는 당장 검토를 개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 후, 2018년에 방위계획대강과 함께 책정된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는 상대의 위협이 미치는 범위 밖에서 대처 가능한 스탠드 오프 미사일의 도입이 담겨있다. 구체적으로는 항공 자위대 전투기 F-35A에 탑재하는 JSM, F15 등에 탑재하는 LRASM 및 JASSM [주3]이 상정되었다. 이와 같은 미사일을 탑재한 전투기는 장비로써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는 게 된다. 이들 미사일은 2019년부터 구입하기 시작했으나 2018년 방위계획대강에는 스탠드 오프 미사일의 사용 목적에 대해서 일본의 도서 지역 등에 침공을 꾀하는 함선이나 상륙군 등에 대한 용도를 언급할 뿐, 적 기지 공격에 대해서는 말하고 있지 않다.        

그에 대해 자민당의 이번 제언은 공격 대상을 적국 영역 내의 미사일에 관련한 고정시설로 삼는 등의 방침을 명확히 하려 하고 있다. 이 제언은 ‘헌법의 범위 내에서, 국제법을 준수하는 전수 방위’라고는 하지만 장비뿐만 아니라 정책이나 교의 및 운용에 있어서 전수 방위를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 8월에 제언을 받은 정부는 연내라도 미사일방어체제의 강화 등을 포함한 국가안보전략을 개정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자민당과 일본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2016년부터 2017년에 걸쳐 북한이 미사일 및 핵실험을 반복했던 일을 이유로 삼고 있다. 2017년의 자민당 제언을 ‘북한에 의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는 심각한 위협으로서 작년에 두 번의 핵실험 및 23발의 탄도미사일 발사...등, 북한의 도발 행위는 일본이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그에 대한 대처로서 다음의 세 가지를 검토하길 요청했다.
  1. 탄도미사일 방위능력 강화를 위한 신규 자산 도입
  2. 일본의 독자적인 적 기지 반격 능력 보유   
  3. 배타적경제수역에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에 대한 대처

 요구된 1항의 핵심은 말할 것도 없이 이지스 어쇼어의 도입에 의한 미사일요격체제의 강화였다. 따라서 그것을 단념한 이상, 대체로서 2항의 ‘적 기지 반격 능력 보유’론이 강력하게 내세워지고 있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필연적인 경과라고 말해도 좋을 테다. 실제로는 제언에서 ‘중국 등의 국력이 더욱 신장함에 따라 힘의 균형의 변화가 가속화 및 복잡화하며 기존 질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듯이 중국을 염두에 둔 군사력 강화의 일환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자민당의 제언에 근본적으로 빠져있는 것은 2018년에 시작된 한반도를 둘러싼 커다란 정세 변화에 대한 시점이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외교에 의해 실현하려는 역사적인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이 움직임은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나 이를 타개하고 북미협상을 다시 가동하기 위해서 새로운 정치적 모멘텀을 만드는 일이 요구되고 있다. 그중 일본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일이야말로 일본의 지역 안보 정책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때에 일본이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치우치는 것은 2018년에 시작된 프로세스로부터 일본을 더욱 멀어지게 하는 정책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그것은 북일 대화의 기회를 더욱 어려워지게 할 것이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필요한 것은 비핵 3원칙과 전수 방위라고 하는 전후 일본에 정착되어 온 평화 이념을 기초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움직임에 합류하는 자세를 보이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구체적으로는 동북아 전역의 비핵무기지대화 구상이 일본 정부에게 현실성 있는 정책안으로 부상하는 게 당연하다. 
 
 지금까지 이 지역의 정부가 이 지대를 제창한 적은 없으나 냉전 종결 후 많은 연구자 및 NGO가 다양한 구상을 제안해 왔다. [주4] 최근에는 나가사키대학 핵무기폐기연구센터(RECNA)가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주5] 그리고 우메바야시 히로미치가 ‘3+3’ 구상 즉 일본, 한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북한)이 비핵무기지대를 형성하고 이에 대해 주변의 핵무기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가 소극적안전보장을 제공하는 6개국 조약을 만든다는 내용을 제안했으며 [주6], 이 구상은 알기 쉬운 구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를 포함해서 이하에 기술하는 바와 같이 일본 시민사회에는 동북아비핵무기지대의 설립을 지지하는 광범위한 여론이 형성되어 왔다.    

 아시아 혹은 아시아 태평양의 일반론적인 비핵무기지대 구상이 아닌 구체적 운영계획을 포함한 동북아비핵무기지대 구상이 일본 언론에 최초로 등장한 것은 1995년 6월 엔디콧 그룹의 연구를 소개하는 <아사히 신문> 기사[주7]였다. 거기에는 한반도와 일본 열도를 덮는 원형 또는 타원형의 지대 안이 소개되어 있었다. 그 후, 일본 언론에는 우메바야시의 ‘3+3’안이나 가네코 구마오 외무성 초대 원자력 과장의 또 다른 원형안 등의 제안을 포함한 동북아비핵무기지대 설립을 촉구하는 기사와 논설이 다수 반복해서 등장했다. 일본의 거의 모든 전국 일간지와 주요 지방지에서 이 주제에 관해 큰 지면을 할애한 기획 기사가 게재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사뿐 아니다. 예를 들어 아사히 신문사는 2005년 8월에 국제심포지엄 ‘핵 없는 세계를 위해서–동북아에서의 일본의 역할’을 주최하고 동북아 비핵화에 관한 정치적 토론을 환기시켰다. 심포지엄 참가자였던 여당의 가토 고이치 자민당 전 간사장은 “일본은 아시아 정치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으므로 핵을 보유하는 일은 반드시 멈춰야 하며 핵우산을 없애도 좋을 만한 동북아의 비핵 제도를 구상해 가는” 일도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고, 야당의 오카다 가쓰야 당시 민주당 대표는 일본, 한국, 북한 3개국이 비핵지대가 되어 미국 등이 핵선제불사용을 약속하는 ‘동북아비핵무기지대 구상’을 제창했다.    
 
 2018년 이후 한반도 정세가 호전되었던 시기에도 언론의 분명한 관심은 지속되었다. 2018년 8월 23일, <아사히 신문>은 사설에서 ‘한반도의 대립 구조를 바꿀 방책이 논의되고 있는 지금, 동북아 비핵화를 목표로 삼는 것은 충분히 이치에 맞다’고 한 뒤,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4월에 열린 남북 정상에 의한 ‘판문점 선언’은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공통의 목표’를 확인했다. 6월의 북미 정상 공동성명은 그것을 재확인했다. ‘비핵화된 한반도’에 비핵 3원칙을 가진 일본이 더해진다면 동북아비핵무기지대로 발전할 수 있는 지평이 열린다. 동북아 질서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이상, 일본은 솔선해서 비핵지대 설립을 발신해야 할 때다.’
 
 언론의 관심과 상보하는 형태로 일본의 지자체들에 의한 동북아비핵무기지대 설립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폭넓게 존재하며 지속해 왔다. 

 일본에는 나가사키 시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일본 비핵선언 지자체 협의회(이하, 비핵협) [주8]가 존재하는데, 비핵협은 2009년에 동북아비핵무기지대를 지지하는 캠페인을 개시했다. 이 캠페인에서 비핵협은 ‘동북아비핵무기지대 창설을 위해서’라는 제목의 A4 여덟 쪽짜리 팸플릿을 작성해 지자체 직원 및 시민을 대상으로 계몽 활동을 했다. 그중, 비핵협과 평화시장회의의 협력에 의해 피스데포 등의 시민단체가 호소한 ‘동북아의 비핵무기지대화를  지지합니다’라는 성명에 서명한 일본 지자체 수장의 수는 546명에 달했다. (2016년 말 현재)   

 매년 8월 6일과 9일에 발표되는 히로시마, 나가사키 시장의 평화선언은 일본 정부를 향해 동북아비핵무기지대 설립의 검토를 여러 차례 요청해 왔다. 특히 나가사키 시장은 2018년 평화선언에서 북미협상이 시작되었다는 새로운 정세를 반영해 다음과 같이 호소하고 있다.  

 “남북 정상에 의한 ‘판문점 선언’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삼아, 끈질길 외교에 의해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가 실현되는 것을 피폭지는 큰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절호의 기회를 살려서 일본과 한반도 전체를 비핵화할 ‘동북아비핵무기지대’의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일본 정부에 요구합니다.”  
 
 앞서 소개한 <아사히 신문> 사설은 이 호소에 호응해서 쓰인 글이다. 

 종교계에 확산되고 있는 지지의 움직임도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2016년 2월, 네 명의 종파를 초월한 종교지도자가 대표 호소인이 되어 “우리들 일본의 종교인은 일본이 ‘핵우산’에 대한 의존을 멈추고 동북아비핵무기지대 설립을 지향할 것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주9]을 발표하고 종교인 사이에서 지지 확대를 도모함과 동시에 일본 정부에 정책 검토를 요청했다.  

 이처럼 시민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지속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정부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 현실은 일본 민주주의의 심각한 결점으로 누차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적어도 일본 외무성의 정책 검토 과정에서 동북아비핵무기지대에 관한 인식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은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일본 외무성은 2002년부터 ‘일본의 군축 및 비확산 외교’라는 일종의 외교백서를 수년에 한 번씩 간행하고 있다. 2008년에 발행된 제4판까지는 세계에 존재하는 비핵무기지대를 거론하면서도 동북아비핵무기지대 구상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그러나 2011년에 발행된 제5판에 와서 드디어 처음으로 동북아비핵무기지대를 언급했다.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비핵무기지대를 설립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는, (중략)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함으로써 부정적이기는 해도 구상의 존재를 인정한 셈이다. [주10]  2013년에 발행된 제6판에서는 더 큰 변화가 눈에 띄었다. ‘근년에 일본, 한국, 북한이 비핵무기지대가 되고 여기에 미국, 중국, 러시아가 소극적안전보장을 제공하는 3+3 구상이 일정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함으로써 처음으로 ‘3+3’ 구상을 언급한 것이다. [주11] 그렇다고는 하나 ‘(동북아 지역에는) 비핵무기지대 구상의 실현을 위한 현실적인 환경은 아직 조성되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우선은 북한의 핵 포기 실현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함으로써 종래와 같이 시기상조라는 인식을 비췄다. 이 내용은 2016년에 발행된 제7판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주12]

 이처럼 외무성은 ‘실현을 위한 현실적인 환경이 여전히 조성되어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하면서 동북아비핵무기지대 구상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그러나 2018년에 그 ‘현실적인 환경’이 크게 변했다. 일본 정부가 환경을 더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역할을 맡을 여지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이 시기에 ‘적지 공격 능력 보유’를 내세우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잘못이다. 모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적지 공격론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대항 구상으로 등장해 논의되어 왔다. 북미 간의 교섭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2019년 5월 이래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실험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일본에 위협적인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북미 및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된다면 북일 관계를 둘러싼 환경만 나쁜 채로 변하지 않았다는 의견은 성립할 수 없다. 오히려 현재는 막혀 있는 대화의 창이 재개되는 것에 대해서 일본이 해야 할 역할을 검토하는 일이 미사일의 위협을 줄이는 현실적인 길이다. 그럼으로써 납치 문제를 비롯한 북일 사이에 존재하는 현안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망 역시 열릴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술한 2018년 나가사키 평화선언과 <아사히 신문> 사설의 지적에는 경청할 점이 있다. 일본 정부는 시민사회에 축적되어 온 동북아비핵무기지대의 설립을 지지하는 여론을 지금이야말로 교착 상태의 타개를 위해 활용해야 할 것이다. 
(유아사 이치로, 우메바야시 히로미치)

주1 자민당 정무 조사회 ‘국민을 지키기 위한 억제력 향상에 관한 제언’ (2020년 8월 4일). 
주2 자민당 정무 조사회 ‘탄도미사일방어의 신속하고 근복적인 강화에 관한 제언’ (2017년 3월 31일)
주3 JSM: Joint Strike Missile의 약칭. 대함/ 대지/ 순항미사일. 
JASSM: Joint Air-to-Surface Standoff Missile의 약칭. 장거리공대지순항미사일. 
LRASM: Long Range Anti-Ship Missile의 약칭. 장거리대함순항미사일.
주4 나가사키대학 핵무기폐기연구센터 ‘제언: 동북아비핵무기지대 설립에 대한 포괄적 접근’에 수록된 3번 ‘동북아비핵무기지대에 대한 여러 제안’ 참조.
주5 나가사키대학 핵무기폐기연구센터 ‘정책 제언: 한반도 평화에서 동북아비핵무기지대로’.
주6 Hiromichi Umebayashi: “A Northeast Asia NWFZ: A Realistic and Attainable Goal”, INESAP (International Network of Engineers and Scientists Against Proliferation) Conference, Gothenburg, Sweden, May 30-June 2, 1996. 또한 동북아비핵무기지대에 관한 포괄적인 해설서로서 우메바야시 히로미치 저 <비핵무기지대> (서해문집, 2014)가 있음.
주7 <아사히 신문> 1995년 6월 13일. 참조: <핵무기・핵실험 모니터> 제530호 (2017년 10월 15일)에 게재된 스위스 IPPNW 주최 심포지엄에서의 강연 ‘이상 이야말로 현실적 - 동북아 ‘비핵무기지대’ 구상’ (우메바야시 히로미치)
주8 비핵선언지자체선언 실현을 위한 지자체 간 협력을 목적으로 1984년에 설립. 2020년 4월 현재 342개의 지자체로 구성. 
주9 대표 호소인은 고바시 고이치 (일본기독교협의회 의장. 2016년 당시), 스기타니 기준 (전 천태종 종무총장, 세계종교인평화회의 군축안보상설위원회 위원장. 2016년 당시), 다카미 미쓰아키 (가톨릭 나가사키 대교구 대주교), 야마자키 류묘 (정토진종 본원사파 승려) 등 4인. 성명 전문은 이하. 
주10 외무성 ‘일본의 군축 및 비확산 외교’ 제5판 (2011년 3월), 71쪽.
주11 외무성 ‘일본의 군축 및 비확산 외교’ 제6판 (2013년 3월), 42쪽.
주12 외무성 ‘일본의 군축 및 비확산 외교’ 제7판 (2016년 3월), 59쪽.

Aug 28, 2020

감시 보고 No.24

감시 보고 No. 24 2020 8 13 

§볼턴의 트럼프 평가와 무관하게 싱가포르 합의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기초 문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질을 의심하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정권의 외교 내막을 폭로한 저서에는 트럼프가 ‘국익’보다 대통령 ‘재선’이나 ‘선전’을 우선시했음을 보여주는 일화가 많이 실려있는데, 이는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볼턴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의 직전 협의에서 트럼프가 “이것은 그저 흥보에 불과한 것”이라 말한 것을 소개하며 ‘그가 정상회담 전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고, 트럼프가 “알맹이 없는 공동선언에 서명하고 기자회견에서 승리를 선언한 뒤 이 도시를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음을 밝혔다[주1]. 또 트럼프는 한미연합훈련의 축소를 요구하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게 여느 때와 같이 ‘훈련은 도발적이고 시간과 돈의 낭비’라고 동의하면서 “김정은이 미국에 많은 돈을 절약해 줬다”고 말해 김정은의 큰 웃음을 자아낸 일화 등이 담겨있다[주2]. 2019년 2월의 하노이 회담에 대해서도 워싱턴에서 열리는 마이클 코언 전 고문 변호사의 트럼프에 관한 ‘러시아 스캔들’ 증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담 ‘결렬’과 ‘합의’ 중 어느 쪽을 택할지 골랐던 상황을 자세히 담고 있다. 볼턴은 이런 상황을 ‘그의 개인적인 문제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친다’고 표현했다 [주3]. 한편 볼턴은 싱가포르 회담을 분석하며 ‘(회담은)한국이 만든 것이었고, 이는 김정은이나 우리의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에 더 많이 연관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주4].

 이처럼 볼턴의 글은 북미정상회담을 트럼프의 자질과 대처 자세에서도, 그 전체적인 틀에서도 빛 좋은 개살구라는 인상을 남긴다. 트럼프의 자질에 대한 글이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우리 중 상당수가 북미회담을 잘못 판단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초 볼턴이 2018년 이후의 북미협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저서의 곳곳에서 언급했듯이 볼턴은 북한이 굴복할 때까지 경제제재와 군사압력을 지속해 체제붕괴로 이끄는 것이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라는 강경한 주장의 소유자다. 예컨대, 북미회담의 장소가 싱가포르로 결정되기 전까지 그는 회담에 대해 ‘저러다 다 망가지는 게 내 희망’이라 적으며[주5], 그 후에도 동료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및 일본 정부와 협력해 트럼프가 대폭적인 ‘양보’나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하지 않도록 애썼음을 밝혔다.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북한의 단계적인 비핵화 방침을 사실상 용인했던 스티븐 비건 당시 대북특별대표가 작성한 공동성명안을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은 사전에 거듭 반복해서 ‘합의없는 결렬’이라는 옵션을 트럼프에게 주입한 브리핑의 성과라고 말했다. ‘두번째 브리핑은 상당히 잘 진행됐다. 하노이에서는 트럼프가 무턱대고 베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우리의 기대가 모두 달성됐다.’ [주6]

 일본 사회에서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에게만 비핵화를 요구하는 강경한 태도와 한국전쟁 종전선언 및 단계적 비핵화 합의를 저지한 볼턴의 행동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로 볼턴 덕에 대통령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가 북한과 안이한 합의를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안도해도 되는 걸까. 

 볼턴은 대국주의, 군사주의 외교정책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볼턴이 주도한 정책의 결과로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이란 핵합의에서 이탈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했지만 그 결과 이란 사람들은 의약품 부족이나 물가 급등에 시달리고 있다. 또 볼턴은 뉴욕타임스[주7]에 기고한 <이란의 폭탄을 멈추려면 이란을 폭격하라(To stop Iran's Bomb, Bomb Iran)>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바마 정권의 대이란 정책을 비판하며 “군사공격만이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2019년에 대통령 보좌관 자격으로 트럼프에게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건의한 바 있다. 그 밖에도 베네수엘라의 정권 전복 기도,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감축협정(INF)폐기 등 볼턴은 다른 나라를 파괴하거나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정책을 주창해왔다. 

 미국의 대북정책에서도 볼턴의 강경노선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 시대에 체결된 제네바 합의를 달갑지 않게 생각한 볼턴은 합의가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활동을 완전히 중단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근거 없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의혹을 빌미로 부시 정권 하에서 합의 파기를 주도했다. 그 결과 북한은 핵개발을 재개해 현재의 핵보유로 이어지고 있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볼턴은 하노이 회담에서 싱가포르 합의 이행을 위해 단계적 비핵화에 북한과 합의하려던 비건 등의 움직임을 막기위해 동분서주했고, 그 결과 북미 협상은 현재의 교착상태에 이르렀다. 하노이 회담 약 보름 뒤, 외신 기자회견을 가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회담에서 우리가 현실적인 제안을 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제재를 해제했다가도 조선이 핵 활동을 재개하는 경우 제재는 가역적이다’는 내용을 더 포함시킨다면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신축성있는 립장을 취하였지만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은 적대감과 불신의 감정으로 두 수뇌분들 간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하였으며 결국 이번 수뇌회담에서는 의미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못하였다”고 밝히며 미국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또 “우리는 미국과 그 어떤 타협도 할 생각이 없으며 이번과 같은 협상은 더더욱 할 의욕도 계획도 없다”고 결론짓기에 이르렀다[주8]. 최선희가 말한 ‘현실적인 제안’에 대해서는 리용호 외무상이 하노이 회담 직후 긴급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우리는 영변 핵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의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하고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을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주9]. 한편 뉴욕타임스는 하노이 회담에서 ‘볼턴과 폼페이오가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뻔히 알고 트럼프에게 모든 핵시설의 폐기를 요구하라고 건의했다’고 전했는데[주10], 볼턴의 이번 저서는 위의 북측 증언이나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뒷받침하는 하는 것이다. 

 즉, 볼턴 등의 강경파는 이란 핵합의나 INF전폐 조약과 같이 싱가포르 합의 그 자체를 묻어버리려고 획책하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합의는 트럼프의 공사(公私) 혼동의 예가 아니다. 트럼프의 최우선 사항이 대통령 재선이든 아니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싱가포르 합의에 따라 북미 두 정상이 무엇을 합의했는지, 그 합의가 앞으로 미국과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시아 사람들의 평화와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여부이다. 

 그런 점에서 볼턴이 어떻게 혹평을 하든 싱가포르 합의는 획기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70년 가까이 전쟁 상태에 있던 두 나라 정상이 처음으로 화해를 위해 회담을 했다는 회담 자체가 갖는 역사적 의미를 먼저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베일에 싸인 나라의 젊은 지도자가 막 외교 데뷔를 마치고 세계의 주시 속에 tv에 등장해 보통 사람의 표정을 보인 것은 앞으로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합의된 공동성명의 내용은 기대에 걸맞는 요점을 파악한 것이다. 양국은 미래를 향한 두가지의 기본적 합의를 했다.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두 나라 인민들의 념원에 맞게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할 것’,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 그 출발점으로 ‘트럼프는 북한에 안전을 보장할 것을 확언하였으며 김정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부동한 의지를 재확인하였다.’[주11].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이런 내용은 북미 관계 개선을 목표로 하는 한 어느 정권에나 기초가 되는 것이며 구체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합의이다. 
미국에서는 클린턴 정부가 달성한 합의를 다음 정권인 부시 행정부가 파기한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이 이번 11월 선거에서 승리한 차기 정권이 또 다시 저지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노이 회담이 실패한 이후 북한은 2019년 말을 시한으로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기다렸다. 또 경제제재가 계속될 것을 전제로 경제의 자력갱생을 추구하는 험난한 길을 걷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속에서 사람들의 삶은 한층 더 고달프고 힘들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상태 그대로의 미국과 합의는 거부하면서도 비핵화 합의의 창은 닫지 않고 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은 7월 10일, 연내에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은 없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주12].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마에카와 하지메, 우메바야시 히로미치)
 
주1 John Bolton. The Room Where It Happened. Simon & Schuster、2020. 106p.
주2 위의 책、110p.
주3 위의 책、324p.
주4 위의 책、78p.
주5 위의 책、79p.
주6 위의 책、322p.
주7 John Bolton, “To Stop Iran’s Bomb, Bomb Iran”, The New York Times, 2015.03.26
주8  “[전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3월 15일 평양 회견 발언문”, NEWSIS, 2019.3.15
최선희 발언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중앙본부’ 국제통일국 통신 No.766(2019.03.26)에 일본어 번역되어있습니다. 
주9 리용호 외상 기자회견, 한겨레, 2019.03.01
주10 David E. Sanger and Edward Wong, “How the Trump-Kim Summit Failed: Big Threats, Big Egos, Bad Bets,” The New York Times, 2019.03.02
주11 싱가포르북미정상공동성명, 2018.06.12
주12 조선중앙통신 영문판, 2020.08.10
http://www.kcna.co.jp/index-e.htm에서 날짜로 검색.


감시 보고 No. 32

감시 보고 No. 32 2021년 6월 12일 NPO 법인 피스데포 <비핵화 합의 이행 감시 프로젝트> 발행  Tel.: +81 045(563)5101, Fax: +81 045(563)9907, Email: office@peacedep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