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13, 2019

감시 보고 No.4

감시 보고 No.4 2019년 1월 21일

§군사훈련을 둘러싼 불필요한 긴장은 없애고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단계적인 진전을 꾀해야 한다.

한국과 북한은 2018년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을 기초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도 대규모 한미군사연합훈련을 중지하는 등 남북의 동향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한미군사동맹이 지금까지 축적해온 유산은 결코 가벼운 게 아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 합의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군사문제에 대한 과제 해결에 시간을 들여 한걸음씩 진전시켜야 한다.

남북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첫걸음으로서 최고조로 긴장된 지역이었던 DMZ (비무장지대)의 긴장 완화를 추진했다. 이는 상징적일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중요한 조치였다. 군사 분야에 관한 구체적인 이행 내용을 합의한 2018919일에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1](이하 군사합의서’)는 매우 중요한 문서이다. 

먼저 남북은 군사합의서에 따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무장해제 작업을 시작해서 20181025일에 마쳤다. 111일부터는 지상, 해상, 공중에서 상호 적대행위를 멈추고 육해공 완충구역을 설치하기로 한 합의를 실행에 옮겼다. 육상에서는 군사경계선(MDL)에서 5km 이내 포병 사격훈련이나 일정 규모 이상의 야외 기동훈련을 중지했다. 해상에서는 서해 남측 덕적도부터 북측 초도까지 최대 135, 동해 남측 속초부터 북측 통천까지 80[2] 범위의 완충구역에서 포사격훈련과 함정기동훈련을 중지했다. 공중에서는 MDL부터 서부지역까지 20km, 동부지역까지 40km 내의 정찰기, 전투기 등 고정익기의 비행을 중지하고 회전익기는 MDL로부터 10km 이내, 무인기는 서부지역 10km 이내, 동부지역 15km 이내에서 비행을 중지했다.

군사합의서는 남북이 공동으로 비무장지대 내 한국전쟁 전사자에 대한 시험적인 유골 발굴을 하기로 합의했으며, 20181122일에 한국 국방부는 강원도 철원 DMZ에서 이를 위해 사용할 도로를 연결했다고 보고했다[3]. 또한, 2018 12월에는 군사합의서에 따라 DMZ 내 감시소 중 남북 각 10개소씩 총 20개소를 시험적으로 철거했다. (남북은 보존 가치가 있는 감시소를 무장해제한 뒤 각각 1개소씩 남기기로 합의함.) 이렇게 해서 2018년 말까지는 철거를 마치겠다는 합의 목표를 달성했다[4].
 
현재까지 미국도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군사적인 행동을 계속 자제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비무장지대의 긴장완화 조치에는 한반도 유엔사령부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했는데, 특히 JSA 비무장화나 그 후의 운영에 대해서는 남북 군사 당국과 유엔군이 참여한 3자 협의체가 설치되어 협의가 이루어졌다. 한반도 유엔사령관은 한미 연합군 사령관인 주한미군 사령관이 겸임하고 있다. 남북이 합의한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에 대해 주한미군 내 일부 이견도 있었지만 현재까지는 전체적으로 협력적인 자세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미 양국은 대규모 공동군사훈련을 중지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2018년에는 해병대 연합훈련 실시 회수를 줄였다. 애초 201710월부터 20189월 사이에 19회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11회로 그쳤는데, 이는 20186월에 훈련 중지를 발표함으로써 7월부터 9월 사이에 8회의 예정됐던 훈련을 중지함으로써 전체 회수가 11회로 줄어든 것이다[5]. 또한 2018 1127일에 한국군 관계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향후 약 1년간 한반도에 미군폭격기를 전개하지 않을 예정이다[6]. 미군의 발표에 따르면 이 조치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7]. 게다가 당시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018 112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매년 3월이나 4월에 대규모로 실시되던 한미연합 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에 대해 외교적으로 피해가 안 될 수준을 유지하면서 (2019년 봄에 실시할) 훈련을 재편성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규모 축소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8]. 그리고 2018 1019일에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매년 12월에 실시되던 한미 공중연합훈련 비질런트 에이스2018년에는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미 국방부 다나 화이트 대변인은 이유에 대해 외교 프로세스를 지속할 모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9].
 
이처럼 미 국방부는 현재까지 외교 프로세스를 우선시 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협력하고 북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북미 협상이 계속 정체될 경우, 미군의 협력적인 자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예측이 어렵다. 2018 10 31일에 워싱턴DC에서 개최된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10]는 남북의 군사적 신뢰 구축 노력과 한미 안보체제의 현 상태를 조화시키기 위해서는 관련국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미안보협의회의는 남북 군사합의서 이행에 대해 이행 과정 중 (한미) 합동준비태세를 확보하고 한미 국방 당국간 긴밀한 조정을 계속 유지한다는 약속을 지키면서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에 충분히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즉 한미연합군의 임전 능력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한창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가는 현 상황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하고 미국은 한국에 핵무기, 재래식무기, 미사일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군사능력을 이용한 확장 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 말은 미국의 핵우산을 유지하기로 명기한 셈이다. 여기에서 보듯 군사분야에서 신뢰 구축이 진전을 이루려면 아직도 남은 과제가 많다. 

이처럼 위태로운 불균형 속에서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는 2018123일에 공군 단독의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123일부터 7일까지 실시하기로 발표했다[11]. 이 훈련은 한미연합훈련 비질런트 에이스가 진행되는 가운데 전투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된다. 상기한 한미안보협의회의의 취지 역시 군사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군사 논리로 봤을 때 현 상황에서 예상 가능한 행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 국영방송 조선중앙통신(KCNA)’2018124일에 한국 공군의 독자적인 훈련 실시를 비판하는 기사를 발표했다[12]. 124일자 UPI 보도에 따르면 KCNA이는 남북의 신뢰 구축 조치와 화해 상황을 위협하는 위험한 군사행동이며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공군 훈련은 군의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고 비행사의 임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고 공언했다고 훈련의 목적을 지적하면서 한국은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모든 전쟁 훈련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13].

2018122일에 또 다른 북한 매체인 메아리는 독수리 훈련의 규모가 축소되어 실시된다는 발표를 거론하며 크든 작든 어떤 형태의 한미 연합훈련도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14].

북한 매체가 이렇게 비판적으로 나오는 것은 지도부의 방침을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당연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병사를 필요에 따라 농업이나 어업에 종사시키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국가에서 병사는 평시에는 훈련과 연습 외에 다른 일은 하지 않는다. 이들 국가에서는 긴장이 완화된다고 해도 안타깝지만 서서히 군축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속도는 느릴지라도 군축을 지향하려는 의지와 눈에 보이는 변화를 만드는 것으로 신뢰 구축에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관련해서 던포드 미 합동참모본부의장은 2018 11 5일에 미국 듀크 대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다음과 같이 깊은 의미가 담긴 발언을 했다[15]. “우리(미국)는 외교 협상에 성공하면 할수록 군사분야에서는 입장이 더 불편해진다,” “시간이 지나면 협상 결과에 따라 우리는 한반도의 군사 태세에 무언가 변화를 가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폼페이오 장관을 필두로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군사분야에서 긴장이 완화되고 군축 속도에 대해 관련국이 상호 이해를 심화시키는 일은 신뢰 구축을 위해 지극히 중요한 과제다. 이는 남북한과 미국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군사 정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본과 중국에도 똑같이 해당되는 이야기다. (히라이 가나, 우메바야시 히로미치)


1 ‘군사분야 합의서국문 문서
2 국방부남북, 군사분계점 부근 육해공 완충구역 1일부터 시행” (동아일보, 2018 10 31) http://news.donga.com/home/3/all/20181031/92675067/1
3한반도 중앙에 남북 연결군사도로’ 생겼다(연합뉴스, 2018 11 22)
4 “DMZ내 철수 북한GP 완전파괴…총안구 일부 남아” (연합뉴스, 2018 12 18) http://www.yonhapnewstv.co.kr/MYH20181218008100038/
5한미 해병대연합훈련, 6개월 만에 재개 (한국일보, 2018 11 4)
6 "美폭격기, 작년 11월 北미사일 발사후 한반도 전개 안해" (연합뉴스, 2018 11 27) https://www.yna.co.kr/view/AKR20181127077200503
7 미 태평양공군사령관폭격기, 한반도 비행 중단”(한겨레, 2018 11 27)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71981.html
8 “Media Availability with Secretary Mattis,” U.S. Department of Defense, November 21, 2018
9 Robert, BURNS. “US and South Korea again call off a major military exercise,” AP, October 20, 2018.
10 "Joint Communiqué of the 50th U.S.-ROK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 U.S. Department of Defense, October 31, 2018.
11 '한미주11 연합훈련' 대신 공군 단독훈련 실시(KTV국민방송, 2018 12 3)
12 “남조선 공군 전투준비태세유지 위한 종합훈련 시작”(조선중앙통신, 2018 12 4) http://www.kcna.co.jp/index-k.htm에서 일자로 검색 가능
13 Elizabeth, Shim. “North Korea condemns South's air force exercises,” UPI, December 4, 2018
14 -미 연합훈련 대신 공군 전투태세훈련(한겨레, 2018 12 3)
15 Idrees Ali and Phil Stewart, “U.S.-North Korea talks could affect U.S. military posture in Korea: Dunford,” Reuters, November 6, 2018.


감시 보고 No. 32

감시 보고 No. 32 2021년 6월 12일 NPO 법인 피스데포 <비핵화 합의 이행 감시 프로젝트> 발행  Tel.: +81 045(563)5101, Fax: +81 045(563)9907, Email: office@peacedepot....